[올해 집중호우 특징]동북아 거대한「구름지붕」형성

  • 입력 1999년 8월 2일 19시 26분


중부지방을 강타한 이번 집중호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했던 집중호우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퍼부으며 한반도 전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게릴라성’이었던 것이 특징.

반면 올해는 7월29, 30일에는 남부지방에, 31일부터는 중북부지역에만 집중적으로 큰 비가 내리고 있는 ‘국지성’이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비구름대의 형성과 발달 과정이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와 올 여름의 비구름대가 강도는 비슷하지만 규모에 있어서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부지방에 호우를 뿌리고 있는 비구름대는 한반도 뿐만아니라 중국 양쯔강 주변에서부터 일본 홋카이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다. 동북아시아가 마치 거대한 ‘구름지붕’에 덮여 있는 셈.

이에 따라 북한은 물론 중국 일부지역과 일본에서도 수백㎜가 넘는 폭우로 수백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 구름지붕이 형성된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약화를 틈타 북쪽의 찬 공기덩어리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덩어리 사이에 거대한 수증기 덩어리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수증기 덩어리는 북쪽과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및 저기압세력에 밀려 좀처럼 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는 중국 양쯔강 범람을 초래한 저기압대가 서해 상공에서 흩어지면서 수증기를 머금은 채 한반도에 상륙한 뒤 작고 강한 비구름으로 변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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