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TV 세계 첫 양산체제 돌입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25분


다음달 1일 미국의 디지털TV 방송시작에 맞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디지털TV 양산에 들어갔다. LG전자도 조만간 양산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이후 최대의 황금시장으로 꼽히는 디지털TV 세계 시장을 한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삼성전자(대표 윤종룡·尹鍾龍)는 29일 “수원공장과 멕시코공장에 디지털TV 전용 생산 라인을 갖추고 연말까지 5백여대의 디지털TV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TV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의 샤프 히타치 등 가전업체들이 제품을 선보였으나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

삼성이 양산할 제품은 55인치급 후면투사방식으로 미국 디지털방송규격위원회(ATSC)가 규정한 18가지 방송 규격을 모두 만족시킨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탄투스(TANTUS)’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붙여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 가격은 대당 7천달러선으로 소형 승용차보다 비싸다.

전세계 전자 업계는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벌여왔다. 방송이 디지털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면 전세계의 모든 TV가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되어야 하기 때문. 업계에선 디지털TV의 시장 규모가 2000년경 1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디지털TV방송을 내보내는 나라는 이달 1일 시작한 영국뿐. 미국은 11월1일부터 ABC NBC CBS 등 메이저 방송사를 비롯, 41개 방송국이 상위 10대도시(시청자수 기준)에서 일제히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한다. 초창기에는 디지털 방식으로 전송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지만 점차 편성 비율이 높아질 전망. 2006년이면 모든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한다.

국내 디지털 방송은 2002년 월드컵에 맞춰 선보일 예정. 미국과 마찬가지로 2006년이면 전국의 모든 TV방송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뀐다.

국내 가전업계는 “흑백TV와 컬러TV 시장에는 뒤늦게 뛰어들어 선진국을 따라잡기 바빴지만 디지털TV만큼은 한국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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