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통신망」ISDN,접속불량등 서비스 엉망

  • 입력 1998년 6월 28일 20시 10분


회사원 박모씨(34·서울 신대방동)는 얼마전 가입비 10만원과 설치비 8천원, 그리고 종합정보통신망(ISDN)장비를 30만원에 구입해 ISDN서비스에 가입했다가 한달여만에 서비스를 해지하고 일반전화로 되돌아왔다.

박씨는 “통신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고 이유없이 끊기는 데다 AS를 요청해도 감감 무소식이었다”면서 “전화번호를 두 번이나 바꾸는 바람에 친구들과 연락이 끊어지고 아까운 돈만 날렸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ISDN 서비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93년 ‘꿈의 통신망’이란 기대를 받으면서 출발했으나 박씨가 경험한 것처럼 접속불량 등 함량미달의 서비스로 인해 사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올 2월 2만7천명 수준이던 가입자수는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이다.

ISDN은 전화선 하나로 음성전화와 인터넷 PC통신 등 데이터통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PC통신을 하면서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속도가 일반 전화선보다 3∼4배 빠른 1백28Kbps(초당 전송속도)이면서도 요금은 일반 전화와 같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넘어야할 벽이 너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걸림돌은 통신망이 불안정해 서비스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 가입자들은 ISDN에 접속하지 못하거나 ISDN 전화기에서 일반 전화기로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산 교환기에서 ISDN을 지원하는 통신회선수도 지나치게 적다.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10만회선짜리 교환기에서 ISDN은 1천∼2천회선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중소도시 전화국은 1백∼2백회선에 불과한 실정.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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