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체『더 추운 겨울』…중견업체 핵심텔레텍 부도

  • 입력 1997년 11월 21일 19시 48분


「아이넥스 컴퓨터」로 잘 알려진 노트북PC 등 정보통신기기 전문업체 핵심텔레텍(대표 정창훈·鄭昌勳)이 18일 신한 외환 조흥은행 방배동지점 등 3개 은행에 돌아온 어음 16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되었다. 이 때문에 중견 정보통신 업체들 사이에서 최근 얼어붙은 자금회전이 회사경영을 더욱 압박해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핵심텔레텍은 지난해 총매출 8백54억원에 순이익 26억원을 냈고 올 상반기에는 총매출 4백43억원에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펜티엄Ⅱ급 새 노트북PC와 원격시동기 무선호출기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기를 한꺼번에 내놓은 올해 총 매출 목표는 9백억원. 이처럼 「알짜배기」회사로 잘 알려진 핵심텔레텍의 부도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핵심텔레텍측은 부족한 운영자금과 사상 최악의 경기불황이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한 회사 관계자는 『1∼2년전만 해도 은행들이 이처럼 「법대로」 어음을 처리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회사측과 협상을 통해 1∼3개월간 지급 유예를 허락해 주는 게 관례였다는 것. 그러나 은행이 유독 이번에는 핵심텔레텍측이 담보로 잡아 놓은 부동산 가격의 하락 등을 이유로 「즉시지급」을 고집했고 자금난에 허덕이던 회사는 부도를 냈다. 은행측도 불황으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중견기업들의 방만한 경영이라고 강조한다. 노트북PC로 출발한 핵심텔레텍은 올해 음식물쓰레기 폐수 처리시스템 원격시동기 휴대전화 무선호출기 등 다양한 업종에 손을 뻗쳤지만 이 사업들을 지탱할 만큼 회사 구조가 튼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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