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계가 원화 가치의 하락에 따른 환율 파고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만성 국제전화 정산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통신은 원화인상으로 올해 10% 이상 적자폭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외국산 장비를 도입하거나 해외 상업차관을 도입한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환차손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울상이다.
한국통신은 올해 국제전화 요금정산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당 1천원대의 환율이 유지되면 적자폭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당초 한국통신은 올해 5백억원 정도의 국제전화 정산 적자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환율이 1천원대를 유지하면 50억∼1백억원대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8백억원대의 국제전화 정산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정산요금 인하를 끈질기게 요구해와 미국의 주장이 관철되면 1천억원대의 적자도 가능하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등 올해 외국으로부터 장비와 상업차관을 들여온 개인휴대통신(PCS)업체들은 원화 인상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각각 2천억원대의 외산 장비를 수입했으며 1억달러 규모의 해외 상업차관을 달러당 8백40원대에 들여왔다. 환율 변동으로 이들 업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돈은 월간 평균 3억∼5억원 정도.
통화요금 1원을 낮추기 위해 원가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업체로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이에 따라 PCS업체들은 98년도 외산장비 도입 규모를 줄이고 국산화 장비율을 높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대우통신 등 통신 장비업체들은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부품단가가 높아져 환율인상에 따른 수출 증가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부품 국산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