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정보인가, 표절의 조장인가」.
인터넷은 방대한 학술정보의 유통에 국경 장벽을 없애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손쉬운 표절의 도구가 되어 학문의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는 1년 이용료 10∼30달러면 하버드대에서 최고학점을 받은 학생의 논문 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서관을 찾아가 목록을 뒤지고 자료를 복사하고 눈이 아프도록 읽어볼 필요도 없다. 컴퓨터 키를 두드려 다운받은 논문 몇편을 적당히 손보면 한시간안에 숙제는 끝난다. 통큰 학생은 그대로 낸다. 어차피 담당교수가 무수한 사이트 속에서 같은 논문을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
「대학생의 벗」이란 웹사이트는 29달러75센트를 내면 각주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논문을 일년중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로 결제한다. 논문 한편만 다운받으려면 5달러95센트 코스를 이용한다. 60여편의 논문을 공짜로 가져다 쓸 수 있다.
「천재들의 논문」 「과제물 천국」 「온라인 논문」 등 웹사이트도 비슷한 내용이다.
한 사이트에는 하버드대 1년생 도리안 버거가 지난해 A학점을 받았던 논문 「메이지(明治)부흥기에 있어서 왕의 역할」 「문예부흥기의 목표와 좌절」 등을 올려놓았다. 이용료 무료. 개설후 석달만에 히트 수 1만3천을 기록했다. 그는 표절 가능성을 들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응수한다.
『표절의 문제는 가능성에 있지 않다. 그것은 양심의 문제이다』라고. 도서관에서 책을 그냥 베끼는 경우가 있다고 도서관 자체를 비난할 수야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조헌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