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에 뜨는 高3수험생 「수능」 격려편지 봇물

  • 입력 1997년 9월 23일 07시 54분


「모두가 잠든 새벽. 당신의 눈빛만으로 환하게 빛나는 책들의 미소 속에서 당신은 무엇인가 눈치채셨나요. 그래요. 따뜻한 주위의 격려와 부러움 속에서 당신은 겨울을 맞을 것이라는 믿음을 본 거예요. 당신의 땀과 노력이 쉽게 물거품이 되어 버리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의 합격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기원합니다」. 「합격 엿」과 「합격 찹쌀떡」에 이어 최근에는 이처럼 PC통신에 합격을 기원하는 「합격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피로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고 있다. 천리안 ID가 「sjda」인 대학생은 자신의 고3시절을 회고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하라는 격려의 글을 PC통신에 띄웠다. 「돌아보면 힘겨워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가장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바로 고3시절인 것 같아요. 힘든 만큼 희망찬 대학생활이 수험생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세요. 파이팅…」. ID가 「LJBJB」 네티즌의 글. 「힘겨워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웃는 모습에서조차 하나같이 슬픔이 배어납니다. 하지만 느끼시죠. 모두들 잘 될거라는 것을. 원하는 대학에 꼭 붙을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기도할게요.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군요.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힘드실때마다 「고진감래」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더욱 힘을 내세요. 같이 마음이 아려옵니다. 항상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요. 그리고 건강 주의하세요」. ID 「KDHCB04」의 네티즌은 「지친 고3 수험생들에게 무료로 시를 배달해 줍니다」라는 문구를 통신에 띄워 수험생의 안식처 제공을 자청하고 나서기도 했다. 나우누리 하이텔 등의 고교생 통신방에도 고3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남의 K고 3년생 C군(17)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는 격려의 편지를 읽고 나면 우리의 어려움을 남들도 이해해 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며 「합격글」 제공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H고 3년 P군(17)도 『늦은 밤 공부에 지친 몸을 이끌고 통신방으로 들어갔을 때 축 처진 내 어깨를 다독거려주는 몇줄의 글이 정말 큰 위로가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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