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종소리를 간직한 신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일명 에밀레종 또는 봉덕사종)의 정확한 무게는 1만8천9백㎏(18.9t)인 것으로 1천2백여년만에 측정됐다. 이 무게는 국내에 현존하는 범종중 최고로, 쏘나타 승용차(약1천3백㎏)의 14배가 넘는 무게에 해당한다. 보통의 범종 무게는3t 내외에 불과하다.
성덕대왕신종 종합학술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姜友邦·강우방)은 11일 경내 성덕대왕신종 종각(鐘閣)에서 정밀무게측정을 실시했다.
성덕대왕신종은 그동안 「삼국유사」와 신종 명문 등에 구리 12만근을 들여 만들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그 무게를 20t 정도로 추정해왔을 뿐이다.
측정은 ㈜카스가 특별 제작한 첨단 측정기기를 이용해 이뤄졌다. 이 첨단기기는 성덕대왕신종을 위로 들어올려 종각에 매달려있는 종 윗부분 고리(용뉴)의 연결부분을 빼낸 뒤 그 자리에 계량기를 끼우고 종을 다시 늘어뜨려 계량기에 설치된 컴퓨터장치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컴퓨터장치가 자동으로 무게를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