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속기사 전문직 『각광』…특수자판이용 입력속도 높여

  • 입력 1997년 6월 18일 07시 54분


「손보다 컴퓨터가 빠르다」. 말을 손으로 적어내는 「수필(手筆) 속기」가 사라지고 「컴퓨터 속기사」(CAS)가 새로운 직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회 재판정 지방의회 행정부처 기업체 등 숨가쁜 「말의 현장」에서 속기사는 글로 현장을 증언하는 필수불가결한 직업이다. 그러나 정보화의 물결이 속기의 풍속도를 바꿔 놓았다. 전국 40군데에 달하는 속기학원중 수필 속기를 가르치는 곳은 이제 한군데도 없다. 컴퓨터 속기에 쓰이는 키보드(자판)는 일반 컴퓨터 자판과 모양과 타자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사회」는 「ㅅㅎ」을 동시에 누른다. 1타에 자모음이 1개씩 입력되는 것과 달리 여러 글쇠를 한꺼번에 눌러 입력 속도를 높인다. 과거에는 수필 속기로 적어 놓은 것은 하루 종일 암호문을 푸는 것처럼 다시 한글로 바꿔야만 하는 생고생을 치러야 했다. 컴퓨터 속기는 약자로 입력해도 원래 글로 변환되어 입력되기 때문에 정리 작업이 편리하다. 국내에서 컴퓨터 속기사로 일하는 사람은 현재 3백여명. 아직은 수필 속기사가 1만5천여명으로 압도적이지만 컴퓨터 속기사의 숫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내년부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방송과 PC통신의 문자방송 서비스 분야에도 컴퓨터속기사가 필요해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컴퓨터속기사는 나이 학력 결혼 여부에 전혀 제한을 받지 않아 여성의 전문직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컴퓨터 속기사가 되려면 전문학원에서 6개월 가량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1급 자격증을 따려면 1분에 3백20자 이상의 타자 실력을 쌓아야 한다. 교육상담과 함께 컴퓨터 속기자격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CAS컴퓨터속기협회 안정근이사장은 『국회 법원 행정부처의 구인 요청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컴퓨터 속기는 경기 불황을 타지 않고 새롭게 부상하는 인기 직업』이라고 말했다. 02―672―5371 〈김종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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