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은행들, 해외서 활로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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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인구감소로 성장 한계… 국내 대출보다 해외 자산 투자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 은행들이 국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부닥쳤다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디스는 21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한국 은행들의 기회와 도전’ 보고서에서 고령화와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국내 대출에 의존하는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25∼64세 핵심생산인구가 2017∼2030년에 6% 감소할 것”이라며 “고령화로 은행의 핵심 고객층이 축소되면서 저마다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에 나서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내에서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가장 낮으면서도 영업이익경비율(CIR)은 가장 높아 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은행 이용률이 높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 소매영업을 확대하기 어렵고, 기업대출도 많아 성장성이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디스는 한국 은행들이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디스는 “한국 은행들의 해외 자산은 총자산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익성은 국내 자산보다 더 높다”며 “국내 대출보다 해외 자산을 늘리는 것이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2017년 한국 시중은행의 ROA는 평균 0.5%가량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 은행들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해외 지점에서 낸 평균 ROA는 0.77%로 이보다 높다.

한국 은행들의 주요 진출 지역인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의 전망도 밝다. 무디스는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일본 대만 등과 달리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는 생산인구 증가와 소득 성장으로 은행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외에 나가더라도 현지의 까다로운 규정 탓에 영업 허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고,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무디스 한국 은행들#해외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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