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인&아웃]감사원 과장들 “지금 떨고있니”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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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과장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이 국실장이 아닌 58개 과의 과장들로부터 직접 새해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감사원 사상 처음 실시되는 과장들의 신년 업무보고는 25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국실 별로 돌아가며 과장들이 업무보고를 하면 전 원장과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평가하고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 원장은 지난해 말 “일선 과장이 업무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어떤 소신과 철학을 갖고 감사에 임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과장 업무보고 실시를 예고했다.

각 과장들은 그동안 철야까지 하며 만반의 준비를 해 왔으나 ‘시험 날짜’가 임박하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 원장은 보고를 받는 중에도 미심쩍은 게 있으면 불쑥불쑥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준비돼 있지 않거나 시원찮을 때는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호통을 치는 스타일. ‘전 핏대’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다.

게다가 전 원장은 이번 업무보고 내용을 평가해 업무 파악과 브리핑 능력이 뛰어난 과장을 발탁하는 등 인사에도 반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장은 “업무 능력을 보여줄 기회”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과장은 “벌거벗고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다. 예상 질의 답변 자료를 충분히 만들기는 했지만 원장이 워낙 예기치 않은 질문을 던지기로 유명한 분이라서…”라고 불안해했다.

특히 전 원장의 ‘전공’인 경제부처 담당 과장들이 좌불안석이다. 이 때문에 보고 내용을 달달 외워 거울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과장들도 적지 않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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