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Politics]풀어헤친 머리로 ‘1일 활보’ 박근혜대표

  • 입력 2005년 1월 18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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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강원 삼척시 도계읍 경동광업소 앞에 서있던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등 당직자들은 가벼운 ‘비명’을 질렀다. 지하 450m 깊이의 갱도에 들어갔다 나온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마구 헝클어진 머리 모양으로 ‘활보’했기 때문이다. 대표 취임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특유의 올린 머리 모양을 유지해왔던 박 대표다.

갱도에 들어가기 전 박 대표의 헤어스타일 때문에 안전모가 잘 들어가지 않자 보좌진은 결국 머리핀을 뽑았다. 그러나 박 대표는 갱도에서 나온 뒤 얼굴에 묻은 탄 자국만 지우고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다.

동행했던 한 당직자는 “머리카락이 안전모에 눌려 들쑥날쑥해 일부 보좌진이 다시 손질하자고 했으나 박 대표가 만류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8시경 강원도 일정을 마친 뒤 밤 12시쯤에 서울로 돌아왔다.

의상도 단골집에서만 맞춰 입을 정도로 고집스러운 박 대표가 이날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을 놓고 당내에서는 보수 강경 이미지 탈색을 위한 의도적 측면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한 중진 의원도 “몇 해 전 박 대표와 함께 해외 출장 중 밤에 맥주나 한잔하려고 그의 호텔 방문을 두드렸을 때 낮과 똑같은 올린 머리 그대로여서 놀란 일이 있는데…”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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