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선박… 부동산… 돈 몰리는 펀드 따로있다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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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선박과 부동산 금 등에 투자하는 실물펀드에 몰리고 있다.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대기하고 있다가 이들 상품이 나올 때마다 수천억 원씩 몰리고 있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실물펀드가 출시되면 투자자들이 몰려 금세 동이 나기 때문에 증권사 지점에선 우량 고객을 위해 물량 잡기 경쟁이 벌어질 정도”라면서 “초(超)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금리 6∼7%대의 고수익 상품에 뭉칫돈이 몰렸다 사라지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펀드 없어서 못 판다=실물펀드 중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은 선박펀드. 삼성증권과 LG투자증권이 8일 모집(96억 원)을 마감한 ‘아시아퍼시픽 3호 선박펀드’에는 4178억 원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무려 43.5 대 1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3일 마감한 ‘아시아퍼시픽 2호’ 역시 96억 원 모집에 4211억 원이 몰려 경쟁률이 43.9 대 1을 보였다.

이전까지 나온 7개 선박펀드에 모두 1조2000억 원(모집금액 1300억 원)이 몰려 평균 1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선박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

선박펀드에 이처럼 돈이 몰리는 것은 최근 해운경기가 호조인 데다 연 5∼6%의 확정이자를 지급해 안정성이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

또 투자기간이 대개 10년 이상으로 만기가 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공모 2, 3개월 후 거래소에 상장되는데 주가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상장된 4개 선박펀드의 액면가 대비 주가상승률은 7.0∼8.6%에 이른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적지만 주식을 사려면 1년치 이자수익을 ‘프리미엄’으로 줘야 겨우 구입할 수 있는 셈.

선박펀드는 3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부 유상철 팀장은 “평균 청약금액은 1억∼2억 원이지만 200억 원을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공모 당시 높은 경쟁률로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상장된 선박펀드 주식을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와 금펀드도 인기=부동산과 금을 자산으로 한 펀드 역시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지난달 23일 판매한 조흥은행은 업무 개시 30분 만에 모집금액 500억 원을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조흥은행에 따르면 이날 모인 돈만 1000만 원을 웃돈다.

맵스자산운용 김승길 홍보팀장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부동산펀드는 7∼8%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부동산펀드가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금펀드는 ‘미운 오리’에서 ‘화려한 백조’로 변신한 사례.

올해 7월 처음 출시 때는 반응이 좋지 않아 펀드 설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하지만 10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1000억 원을 넘게 판 이후 CJ자산운용과 삼성증권, 한국씨티은행 등이 금펀드를 내놓을 때마다 무서운 기세로 팔리고 있다.

CJ자산운용 강창주 팀장은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이 대안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제 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지금까지 반복돼 온 경험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판매 예정 부동산펀드 및 선박펀드
펀드 종류펀드공모 일정연 수익률모집금액판매사
부동산펀드맵스프런티어 4, 6호12월 16일 이후8%500억 원미래에셋증권 등
맵스프런티어 5호12월 16일 이후8%250억 원미래에셋증권 등
KTB칸피던스 3호내년 1월7∼8%200억 원미정
선박펀드아시아퍼시픽4호 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초순5.8%70억 원삼성, LG증권
아시아퍼시픽5∼7호 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중순6.0%각각 150억 원삼성, LG, 현대증권
동북아8호 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중순6.2%130억 원대우증권
아시아퍼시픽8호 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말6.2%100억 원삼성증권
판매 일정은 업체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자료:각 증권사)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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