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박형준/품위있는 호텔…돈 잘버는 호텔

  • 입력 2003년 8월 10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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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텔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서울 시내 27개 특급호텔 법인(29개 호텔)이 올 3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렇습니다.

지난해 호텔법인이 벌어들인 총매출액은 3조299억원입니다. 호텔업 규모가 3조원을 넘는다고 하니 대단하죠. 그 가운데 6% 정도인 2051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올렸습니다.

최고의 매출액을 올린 곳은 롯데호텔입니다.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지방 체인점 등을 합해 1조1120억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객실 수가 2650개로 다른 호텔보다 월등히 많다보니 매출액도 큰 거죠. 참고로 매출액 증가율 1위인 세종호텔 객실 수는 275개에 불과합니다.

영업이익은 실제로 호텔이 얼마나 장사를 잘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역시 규모가 큰 롯데호텔이 영업이익 52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리베라호텔(212.6%), JW메리어트호텔(123.31%) 등이 우수합니다. 특히 JW메리어트호텔은 객실규모 497실의 특1급 호텔이면서 전년보다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네요. 나머지 호텔들은 모두 영업이익 증가율이 60% 미만입니다.

이와 같은 통계 수치에도 불구하고 호텔 종사자들은 C, S, H, I호텔 등 4곳을 소위 ‘메이저’ 호텔로 꼽습니다. 최고급 호텔의 순위를 매길 때는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아닌 ‘특별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죠.

우선 객실 가격이 비쌉니다. 서비스와 시설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가격을 깎지 않죠. 객실 가격은 곧 그 호텔의 자존심이기도 하고요.

고객 수준도 중요합니다. 단체 관광객이 많은지,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많은지에 따라 호텔의 수준은 달라집니다.

아무래도 단체 관광객이 많다면 호텔 품위가 떨어지겠죠. 반대로 호텔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단체 손님을 받지 않고, 객실 가격을 깎지 않는다면 수익성은 나빠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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