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록밴드 3명 전국 순회공연

입력 2002-02-27 18:00수정 2009-09-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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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을 찾아 한국에 왔어요.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외국인보다 더 소외 받는 해외 입양인에게 노래로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

20, 30대 해외 입양인과 해외입양단체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한국 대학생으로 구성된 4인조 록밴드 ‘치즈 더 제이크’가 3월 1일 오후 3시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 카페 ‘잼머스’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2일) 등 전국 공연에 나선다.

보컬을 맡은 김인수(벨기에명 반 프렛·30)씨, 드럼의 이호철(미국명 찰스 로스·25)씨, 키보드의 이현철(덴마크명 칼슨·35)씨 등 3명의 해외 입양인은 해외입양 한국인들의 권익단체인 해외입양연대(GOAL)를 통해 만났다. 이들은 GOAL의 자원봉사자인 베이시스트 최정균씨(25·동국대 영문과)와 함께 지난해 11월 밴드를 결성했다. 26일 밤 서울 홍익대 부근 연습실에는 이들이 연주하는 아일랜드 그룹 U2의 노래 ‘원(ONE)’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우리는 하나지만 똑같지는 않죠. 우리는 서로 이끌고 도와야 해요(We’re one, but we’re not the same. We get to carry each other)….’

2세 때 덴마크 가정에 입양된 뒤 99년 한국에 온 이현철씨는 “언젠가 고국을 방문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입양 기록을 소중히 간직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어머니 이금자씨(59)를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11세 때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호철씨는 “우연히 만난 한국인 아저씨가 내가 해외 입양된 사실을 알고는 ‘불쌍하다’며 햄버거를 사줬다”며 “나 자신은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준 해외입양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데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왜곡된 시선으로 입양인을 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세 때 벨기에로 입양된 뒤 ‘뿌리’를 찾기 위해 지난해 한국에 온 김인수씨는 “대부분의 해외 입양인이 미혼모나 결손가정 출신인 만큼 한국사회가 성교육을 강화하고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8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외 입양자는 14만7256명, 국내 입양자는 6만453명이었다.

한편 이들은 공연 수익금을 전액 보육원에 기부할 계획이며, 앞으로 친부모를 찾아 그들 앞에서 공연할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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