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라의 미각시대]각국의 산후조리식

입력 2000-01-06 20:06수정 2009-09-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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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귀여운 여배우 멕 라이언이 ‘사막의 폭풍’ 작전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 ‘커리지 언더 파이어’를 찍을 때 이야기.

힘들어 죽겠다는 남자배우들의 푸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라이언은 이 한 마디로 남자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무려면 애 낳는 것 보다 힘들겠어요?”

밀레니엄 베이비를 낳은 산모들은 지금쯤 누워 있거나 미역국을 먹으며 쉬고 있을 시간. 다른 나라의 산모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프랑스 병원에서는 아기를 낳은 첫날엔 야채와 쇠고기로 끓여낸 맑은 수프 ‘콩소메’와 떠먹는 플레인 요구르트를 내놓는다. 둘째날은 야채와 고기를 그대로 갈아만든 진한 스프와 요구르트 빵, 그리고 바나나 같이 단단하지 않은 과일이 제공된다.

셋째날부터는 오븐에 구운 스테이크, 튀긴 생선요리, 오렌지 같은 새콤한 과일류에 빵, 우유를 넣은 차에 디저트로 파이까지 푸짐하게 나온다. 일단 입맛을 살려 놓고 그 다음부터는 ‘대대적’으로 고른 영양소 섭취를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에선 첫 식사부터 “커피로 드실래요. 차로 드실래요?”, 일반 식당처럼 간호사가 주문을 받아간다. 토마토 양상추 치즈와 흰 식빵으로 만든 샌드위치, 과일 등이 소담스레 나오며 산모가 원할 경우 뭐든 가리지 않고 먹게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산후조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쌀로 만든 죽으로 일단 허기진 배를 달래준 뒤에는 의레 도미로 죽을 쑤어 먹는다.

우리나라의 미역은 혈액을 맑게 해주는 기능과 함께 칼슘과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어 산모의 통증을 가라 앉히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산모용 완전식품’에 가깝다.

산모는 아니더라도 미역국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제주도에 있다.

제주도 국제 공항에서 내려 10분정도 신제주 방면으로 가다 보면 성게 미역국(6000원)으로 소문난 어장군(064-744-2258)이 나온다.

질 좋은 미역으로 끓여서 국물 색상이 제주 바다색과 유사할 정도. 싱싱한 제주바다 성게로 끓인 국물맛은 고기국물 미역국에 익숙한 육지인들의 입에 칼칼하면서도 개운하게 다가온다.

송희라(요리평론가) hira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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