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동그라미 여럿”…낙선 문병호 ‘대리투표’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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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2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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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동아일보 DB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동아일보 DB
“동그라미 쳐도 되고 갈매기 표시를 쳐도 다 유효로 인정 해준다. 거의 비슷한 동그라미가 있어서 한 사람이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부평갑 지역구에서 26표 차이로 낙선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 ‘거소 투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문병호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 조금 박약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정신적으로 지체되는 분들이 하는 투표인 ‘거소투표’ 제도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건 참관인도 없고, (투표 공식 도장이 아닌) 볼펜으로 표시해도 (유효표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그라미 쳐도 되고 갈매기 표시를 쳐도 다 유효로 인정을 해준다”면서 “기표기를 이용하지 않고 (개표)하기 때문에 엄격하지 않고, 아무래도 노약자들이기 때문에 대리투표나 그런 것들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표 과정에서) 참관인들이 (투표용지를) 보니까 동그라미를 크게 멋있게 쳤더라”면서 “거의 비슷한 동그라미가 있어서 한 사람이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동그라미가 비슷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작게 칠 수도 있고 크게 칠 수도 있고 한데, 정확하게 칸 안에 동그라미를 크게 제대로 쳤다는 것을 (참관인이) 목격해서 좀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거소 투표 용지에서 한 사람에 몰표가 나오는 등의 정황이 포착됐냐는 물음엔 “그 표라는 게 어느 요양소에서 왔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되물으면서 “만약에 어느 요양소에서 이 표가 집계된다라는 걸 알면 어느 정도 문제 파악이 되는데, 이게 섞어놨기 때문에 어느 요양소에서 찍은 표인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문병호 의원은 거소투표처럼 볼펜으로 표시해도 유효표로 인정되는 ‘선상투표’(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선원을 대상으로 선상에서 실시하는 부재자투표)의 문제점도 지적 하면서 “(필적 감정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선거관리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무효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저희 지역구에서) 1400표 이상의 무효표가 나왔다”면서 “12만 명이 투표했는데 26표 차이가 났으니까 5000표 중에 1표만 적발돼도 당락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효표로 분류를 한 걸 제 표로 바꾼 사례가 있다”면서 “저 같이 표차가 적게 나는 경우는 한 번 재검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4·13 총선 인천 부평갑 선거구에서 문병호 후보는 4만2245표(34.19%)를 획득해 4만2271표(34.21)를 얻은 정유섭 새누리당 후보에게 26표(0.02%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이에 문 의원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개표된 투표지 등을 보전해달라고 신청서를 냈고 법원은 21일 이를 받아들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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