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만에 다시 잠든 석 선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4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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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의 총에 맞고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이 4일 새벽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서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석 선장은 전날 혼자 힘으로 호흡을 하며 말문을 여는 등 의식을 회복했지만 18시간 만에 다시 ‘가(假)수면’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석 선장이 새벽 2시 반경 급성 호흡부전증 증세를 보여 3시 20분경 기관(氣管)튜브를 재삽관하고 인공호흡기로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호흡이상의 원인으로 심한 통증과 약, 폐부종(폐에 물이 차는 증상), 폐렴 등을 꼽았다. 폐렴은 이날 처음으로 발병했으나 심각한 증세를 보이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호흡장치를 뗐다 다시 단 것이 석 선장의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석 선장의 상황은 중증외상 환자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것”이라며 “혈압과 맥박 등 다른 활력징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석 선장의 혈압은 140(수축기)~70mmHg(이완기), 맥박 분당 95회, 체온 36.5도, 시간당 소변량 60㏄, 혈소판 수치 마이크로리터당 27만을 유지했다.

석 선장이 다시 의식을 찾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 원장은 “(석 선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적어도 2~3일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장기전에 돌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석 선장의 골절 수술 등 정형외과 치료는 2, 3주 뒤로 연기됐다. 또 며칠 안에 하려던 뇌 컴퓨터단층촬영(CT)도 미뤄졌지만 석 선장이 호흡기를 뗐을 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던 점을 미뤄 뇌기능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석 선장은 의식을 다시 잃기 전까지 가족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으며 의료진이 병실에 붙여놓은 해군마크를 보고는 “나도 해군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이성호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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