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하루 200명 몰려도 ‘적자’…日 동네 목욕탕, 기름값 폭등에 ‘줄폐업’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3월 24일 09시 52분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연료비 폭등과 공공요금 규제로 일본 노포 대중목욕탕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IEA는 이번 사태가 과거 오일 쇼크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연료비 폭등과 공공요금 규제로 일본 노포 대중목욕탕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IEA는 이번 사태가 과거 오일 쇼크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본식 대중목욕탕인 ‘센토(銭湯)’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료비가 폭등한 상황에서 공공요금 규제로 가격 인상까지 막히자,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노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22일 TV아사히에 따르면, 최근 시즈오카현 후지산 인근에서 영업을 이어 온 노포 대중목욕탕 ‘후지미유(富士見湯)’가 폐업했다. 물을 데우는 데 쓰이는 중유 가격이 중동 정세 불안의 여파로 급상승하며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후지미유의 사장 요시카와 다카유키는 “중유 가격이 리터 당 100엔에서 최근 130엔까지 대폭 올랐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연료비로만 연간 60만 엔(약 566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것은 일본의 공공요금 규제다. 일본의 동네 대중목욕탕은 대형 업장과 달리 법적으로 ‘일반 공중욕장’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지자체가 정한 입욕료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다.

후지미유가 위치한 시즈오카현의 상한액은 520엔으로, 현재 500엔(4720원)을 받는 이곳이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가인 650엔(6100원) 크게 못 미친다.

● 폐업 전국으로 확산…“오일 쇼크보다 더 심각”

이 같은 폐업 상황은 일본 전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1968년 창업해 58년째 영업해 온 아오모리시의 ‘가츠라기 온천(桂木温泉)’도 최근 폐업을 확정했다. 평일에도 하루 200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아오는 곳이지만, 매주 치솟는 연료비와 노후 설비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가츠라기 온천의 사장 야마구치 마사요시는 “지난 3월 중유 공급업체로부터 가격이 오른다는 연락을 받은 뒤 매주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며 “정말로 계속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 전쟁의 여파가 1970년대 오일 쇼크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은 23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중동 사태는) 두 번의 오일 쇼크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스 시장에 미친 영향을 모두 더한 것보다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동 지역 내 9개국에 걸쳐 최소 40곳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며 “특히 아시아에서 연료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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