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인질 가족들 “유해 송환 약속 지켜라”
1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후 사망했지만 아직 시신을 돌려받지 못한 인질들의 가족이 유해 송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13일 생존 인질 20명을 전원 석방했지만 시신 28구 중 4구만 돌려보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무장해제시킬 것이고, 그것은 신속하고 아마도 폭력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강력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무장해제는) 합리적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 교환이 이뤄지자마자, 2단계 합의의 관건인 하마스 무장해제를 촉구하며 미국이 무력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단계 협상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하마스를 재차 압박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중재하며 20개 항으로 구성된 평화구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1단계 합의로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13일 풀어줬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900여 명을 석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 2단계엔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내 다목적군 배치,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 하마스를 배제한 임시 통치체제 수립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마스는 무장해제는 논의 대상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1987년 설립됐을 때부터 조직 헌장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투쟁을 명시했다. 그런 만큼 무장해제는 사실상 조직 해체나 다름없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무장대원 모집에 나서는 등 군사 역량을 다시 재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는 13일 이스라엘 인질 유해 28구 중 4구를 먼저 인도한 데 이어 15일 4구를 추가로 송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72시간 내로 모든 유해를 송환하기로 한 합의안을 어겼다며 15일부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 트럭 수를 합의된 수준의 절반으로 제한하고 연료도 차단하기로 했다. 10일부터 시작된 휴전 기간 가자지구엔 매일 600∼800대의 구호 트럭이 진입했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비협조를 이유로 이집트로 이어지는 가자지구 국경지대 내 라파 검문소 개방 계획도 연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