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군 철수 요구설… “러, 종전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4일 03시 00분


[우크라 종전협상 급물살]
파병 1만2000명중 3000명 사상
러 승전 행사에 김정은 참석할 수도
“이용가치 사라져 밀착 안해” 관측도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페이스북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서 북한군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3일(현지 시간) 반(反)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SVR’은 미국이 러시아 쿠르스크를 포함한 모든 최전선으로부터 50km 밖까지 북한군 병력을 완전히 철수시킬 것을 러시아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러 양국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군 철수가 러시아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은 세계의 관심이 쏠린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중요한 협상 국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2000명 중 현재까지 약 300명이 사망했고, 약 270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밀착된 북-러 양국이 종전 협상이 끝나도 정치·경제·군사적 측면에서 밀착된 관계를 이어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번 파병으로 이때까지 핵 문제에 대해 냉담했던 중국보다 훨씬 더 우호적인 파트너를 얻었다”며 “무기 지원에 따른 보상과 원유 확보 등 경제적 보상은 물론이고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해 나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대외정책연구원 러시아팀장은 “협상이 휴전 수준에서 멈춰도 향후 러시아가 얻은 우크라이나 영토 재건 사업 때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군대 파병이라는 북한의 이용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북-러 밀착이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경덕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러시아사)는 “러시아는 북한보다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더 중시한다”며 “전쟁이 끝나면 북-러 밀착은 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과 관련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협상이 급물살을 탄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을 우크라이나전 승전 선포의 장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방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종전 협상#파병 북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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