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트럼프’로 불리는 유럽의 대표 극우 정치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8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 극우 정치 모임에서 한 말이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오르반 총리와 아바스칼 대표 외에도 안드레 벤츄라 포르투갈 극우 정당 ‘체가’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전 대표 겸 하원 원내대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전 체코 총리 등 약 각국 극우 정치인이 대거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구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맞춰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날 행사의 구호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계기로 유럽에서도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 등의 이념을 확산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유럽 전체 차원의 국경 방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르펜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각국에서 극우 정당이 더 힘을 얻을 것이라며 “우리는 진정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들 같은 극우 정치인들 뿐이라고도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EU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며 “희망없는 전쟁에서 돈만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빌더르스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성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경기 출전 금지 등 각종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폐지’ 정책을 지지한다며 “좌파의 극단주의적 의제에 무릎을 꿇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바비시 전 총리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한 EU의 ‘그린딜 정책’이 에너지값 상승만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아바스칼 대표는 현재 유럽의회의 극우성향 교섭단체 ‘유럽을 위한 애국자’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 후 오르반 총리에 의해 결성됐고 현재 유럽 의회에서 세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23일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도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진하고 있다. 7일 ZDF방송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1야당인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지지율 30%로 1위를, AfD가 20%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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