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취임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왼쪽)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에게 장관 취임 선서를 한 뒤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군을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며 미군의 해외 배치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현재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규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의 많은 이들(전직 대통령)과 달리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미군)을 아껴서(sparingly) 배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목숨을 내걸 의지가 있는 남녀를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며 “어딘가 보낸다면 싸워서 신속하게 이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도구를 줘 힘을 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주둔 미군의 운용을 둘러싼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안보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 등에서도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의지가 강력한 만큼, 해외 주둔 미군을 축소하더라도 주한미군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했던 만큼 병력을 줄이고 북·중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앞서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전력과 임무가 적절한지 검토하는 ‘글로벌 전력 태세 평가’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군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준 명확한 미션은 힘을 통해 평화를 쟁취하라는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며, 핵심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유지하되, 그 역할 중심을 북한 견제에서 중국 견제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성비위 의혹과 알콜 남용 문제, 왜곡된 여성관과 전문성 결여 등 자질 부족 논란에 시달려 왔지만 밴스 부통령 덕에 가까스로 인준을 받는데 성공했다. 전날 상원에서 실시된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마저 3명이 반대해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상원의장으로서 마지막 한 표를 쥐고 있던 밴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져 국방장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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