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백악관도 새롭게 단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짐을 옮기고, 새 주인의 취향을 반영해 일부 집기를 교체한 것이다.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통상 전직 대통령 부부가 취임식 참석을 위해 함께 백악관을 떠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이사’가 시작된다. 이 작업은 신임 대통령 가족이 취임식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오후 3시반까지 끝내야 한다. 여유 시간이 약 5시간 밖에 없는 긴박한 작업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미국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벽에는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초상화가 걸려있다. (AP/뉴시스)
대통령 가족이 주로 거주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가구, 개인 소지품, 옷 등을 새로 채워 넣는 이사가 이뤄지며 모든 짐은 경호 당국의 호위를 받는다. 보안상의 이유로 이사 과정에선 외부 운송업체를 쓰지 않는다. 직접 짐을 옮기지는 않았지만 퍼스트 패밀리에게도 이사는 고역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폭스뉴스 토크쇼에서 2017년 첫 이사에 대해 힘든 일이었다고 회고하며 “두번째는 훨씬 더 쉽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 받는 부분은 대통령 집무실 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를 치우고 대신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쟁영웅인 잭슨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1기 당시에도 그의 초상화을 걸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치웠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 군의 각 지부 깃발도 집무실로 속속 복귀했다.
트럼프 애용하던 ‘콜라 주문 버튼’. 2021.01.22 (톰 뉴튼 던 X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콜라를 마시고 싶을 때마다 눌렀던 책상 위 ‘다이어트 콜라 버튼’도 설치됐다. 첫 임기 때 집무실에 깔렸던 카펫 역시 다시 깔렸다. 이 카펫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처음 사용했던 것으로, 카펫 설치를 위해 ‘결단의 책상’(미 대통령 전용책상)을 분해 후 재조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대 미 대통령들은 추구하는 가치와 행정부의 정책목표를 강조하는 예술품과 유물을 선택한다”며 “집무실은 정권교체를 상기시키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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