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줄”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공지없이 급강하…3분만에 1.8㎞

  • 뉴스1
  • 입력 2024년 5월 22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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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추락하는 줄 알았어요. 객실 뒤쪽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난기류로 비상 착륙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SQ321편의 이코노미석에 타고 있던 탑승객 토비 펄(21)은 사고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영국인인 펄은 1년간 배낭여행을 떠나기 위해 호주로 이동하던 중 이번 사고를 겪었다.

펄은 “안전벨트 착용 표시등이 켜지고 난기류가 닥치자 저와 많은 다른 사람들이 공중에 던져져 지붕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에는 개인 소지품이나 음식들이 기내 여기저기에 떨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물건과 음식은 물론 승객들까지 던져져 머리 위 사물함에 부딪혔다. 일부 기내 시설은 파손돼 그 사이로 산소마스크가 떨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탑승객이자 말레이시아 출신 학생 자프란 아즈미르(28)는 “비행기가 갑자기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흔들림이 있었다”며 “매우 급격히 낙하하며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모든 사람이 천장에 부딪혔다”고 증언했다.

사고를 당한 여객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타고 있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영국 런던을 떠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해당 여객기가 미얀마 상공 3만7000피트(약 11.3㎞)에서 난기류에 직면했고, 태국 해안가에 근접했을 때 갑자기 6000피트(약 1.83㎞)를 3분만에 급강하했다고 전했다. 이후, 방콕에 비상 착륙했다.

이번 사고로 탑승객 1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는 영국인 남성 제프 키친(73)으로 심장마비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객 앤드류 데이비스는 “안전벨트 표시등이 켜진 후 추락할 때까지가 정말 순간처럼 느껴졌다”며 “머리에 깊은 상처를 입은 부인과 반응이 없는 남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혼란이 가라앉자 승무원은 승객 중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지 물었고, 의료 경험을 제공한 적 있는 사람도 알려달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의료 지원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던 펄은 자원해 다른 고객과 교체하면서 심폐소생술을 했다.

다행히 팔은 크게 다치지 않아 여행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펄은 “사람들은 아직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확실히 비행기를 타는 게 불안해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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