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아마존 가뭄…기후 위기 ‘티핑 포인트’ 도달한걸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7일 11시 36분


코멘트

전문가 "아마존 파괴할 악순환 시작돼"
여러 강 수위 최저치…주원인은 엘니뇨
엘니뇨로 인한 가뭄 화재 이산화탄소량↑

세계에서 가장 큰 강 중 하나이자 아마존의 주요 지류인 리오네그로 강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며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 중심에 있는 브라질 항구도시 마나우스 일대 강의 수위가 기존 평균 수치보다 6m 이상 낮은 12.7m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 몇 주 동안 전례 없는 가뭄으로 아마존 주요 강들의 수위가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오네그로 강 외에도 솔리모스, 마데이라 강 역시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부분은 강바닥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마존 가뭄의 직접적 원인은 태평양 동쪽 적도 수면을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과 대서양의 따뜻한 물이 적도 위로 가는 이상 현상이다.

이 두 현상은 구름 형성을 억제했고 강우량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아마존 동부의 한 도시인 벨렘의 지난 9월 강우량은 기존 수준의 4분의 1이었다.

전문가들은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일어나는 고온 현상이 인류의 탄소 배출에 의한 기후 변화로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엑서터대학의 기후변화·지구시스템과학 학과장인 팀 렌튼은 “지구 온난화는 분명히 이 이례적인 가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은 지구 기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2021년 영국-브라질의 연구에 따르면 2015~16년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화재로 인해 25억 그루 이상의 나무와 나무 덩굴이 죽고 약 5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아마조나스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에 34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마나우스에 있는 국립아마존연구소 과학자 필립 펀사이드는 “아마존을 파괴할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은 그곳에 있는 엄청난 양의 탄소 때문에 지구 온난화 문제의 중심에 있다”며 “이 탄소가 아주 조금만 나온다고 해도 기후 위기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일이 일어날 위험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뭄으로 인해 주변 지역 주민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배가 이동하지 못하며 강을 통한 교통이 마비되자 마나우스가 속한 아마조나스주 주민 약 50만 명이 식량과 물자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인도주의적 문제를 겪었다.

이에 아마조나스주의 60여 개 자치단체는 정부가 식량과 물, 의약품 등 기초 물자를 긴급 투입하는 등 공식적으로 비상사태에 돌입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