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선 에콰도르서 또 정치인 피격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5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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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선을 치르는 중남미 에콰도르에서 야당 후보가 괴한 총에 맞아 숨진 데 이어 지지율 1위 야당 후보를 돕는 정치인이 또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소는 14일 야당 ‘시민혁명운동’ 소속 루이스 곤살레스 후보를 돕는 페드로 브리오네스가 에스메랄다스주 산마테오에서 오토바이를 탄 두 사람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보도했다. 브리오네스는 대선 후보 8명 중 지지율 선두인 곤살레스 후보의 에스메랄다스 지역 조직책이다. 곤살레스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마피아가 장악한 국가를 포기한 무능한 정부 탓에 가장 피비린내 나는 시간을 살고 있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번 사건은 야당 ‘건설운동’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9일 괴한들 총에 숨진 지 닷새 만이다. 비야비센시오 후보 피격범으로는 마약 조직에 연루된 콜롬비아인이 지목됐다.
에콰도르는 갈라파고스 제도를 품고 있는 관광국가로 남미에서 몇 안 되는 평화로운 국가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멕시코와 콜럼비아 마약 갱단들이 미국과 유럽으로 마약을 밀매하는 주요 근거지가 되면서 치안이 극도로 악화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밀매업자들에게는 구멍 뚫린 국경, 보안이 취약한 태평양 큰 항구 때문에 에콰도르가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남미 주요 항구인 과야킬 항구를 통한 마약 밀매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세관 당국 역량으로는 이 항구에서 매달 해외로 보내는 컨테이너 30만 개 중 약 20% 밖에 검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에콰도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코카인 비율이 2019년 9%에서 2021년 33%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마약 거래 감시를 위한 남미 거점기지로 쓰던 만타 공군기지 사용 기간이 2009년 끝나면서 감시용 정찰기를 띄울 수 없게 된 것도 에콰도르에서 갱단이 활개치게 만들었다.

팬데믹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돼 마약 사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도 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생계가) 불안해진 국민이 에콰도르를 떠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미 국경순찰대가 적발한 에콰도르인 밀입국자는 1만6000명 이상으로 그전 해보다 24배 많다”고 전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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