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장면 같다”…하와이 마우이 할퀸 화마로 최소 6명 사망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10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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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6명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8일) 밤부터 보고된 산불은 곳곳으로 퍼지면서 피해를 확산하고 있다. 마우이 카운티는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마우이 카운티는 일부 사람들이 화재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이들이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적십자사는 마우이 고등학교에 대피소를 열었다. 관광객들도 급하게 대피하고 있다.

휴양지를 상징하는 해변과 야자수 위에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과 불길을 피해 달아나는 주민들의 모습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고 있다.

실비아 루크 하와이 주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밤까지 마우이 카운티에서 이미 수백 에이커(1에이커=4000㎡)가 불에 탔고 일부 지역은 학교와 도로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산불로 마우이에서 약 6200명의 주민들이 정전을 겪었고 핸드폰 신호도 끊겼다고 전했다 .

또 최소 29개의 전신주가 쓰러지고 광섬유 케이블 일부도 불에 타 통신도 원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화재로 마우이 북서쪽 관광 도시 라하이나는 잿더미로 변했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마우이섬 라하이나 대부분이 파괴됐고 수백명의 지역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고 말했다.

라하이나 주민 클레어 켄트는 대피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동네가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고 CNN에 전했다.

켄트는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중 도로 양쪽에 불길에 휩싸인 차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빠져나오려고 애쓰고 있었다”며 “공포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화마는 라하이나 항구까지 집어삼켰다. 크리시 로빗은 현지 하와이뉴스나우에 “항구의 모든 보트가 불에 탔다”며 “전쟁영화 같은 광경”이라고 전했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라하이나에 가지 마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산불이 건조한 초목과 강한 바람, 낮은 습도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와이대학은 이런 대규모 산불이 매년 발생하지만 화재 범위가 이 같이 커진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산불을 부채질한 건 허리케인 ‘도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도라가 9일 오전 5시를 기준으로 하와이 남남서쪽 1279㎞ 해상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하와이의 모든 섬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루크 대행은 시속 130㎞에 달하는 강풍이 하와이 전역에 불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 마틴 호놀룰루 NWS 예보관은 10일 새벽쯤 강풍이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와이에 있는 모든 사용 가능한 연방 자산을 동원해 대응을 돕도록 지시했다”며 “하와이주 방위군과 미국 해안 경비대와 해군 등이 화재 진압과 수색 및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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