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방송국 세곳에 ‘USB 폭탄’ 배달…언론인 상대 테러 의혹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1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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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TV 방송국 세곳에 USB 드라이브로 위장한 폭탄이 배달됐다. 이 중 한 개는 폭발해 1명이 부상했다. 당국은 언론인을 상대로 한 테러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검찰은 방송국을 상대로 한 테러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표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에콰도르 서부 항구도시 과야킬에 위치한 에콰비사 방송은 자사 소속 레닌 아르티에다 기자가 USB 드라이브가 동봉된 봉투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르티에다 기자가 USB 드라이브를 컴퓨터에 연결하자 일부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기자가 한쪽 손과 얼굴에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 외에는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받은 USB 드라이브에는 군용 폭발물의 일종인 RDX가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에콰도르의 또 다른 TV 방송국에서도 비슷한 폭탄이 발견됐다. 텔레아마소나스 방송은 지난 16일 수도 키토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에콰비사 방송에 배달된 것과 동일한 형태의 USB 폭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키토의 TC 방송도 최근 USB 폭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아마소나스 방송에 배달된 폭탄은 경찰에 의해 확인됐으나 아직 구체적인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비정부기구(NGO)인 ‘펀다메디오스’는 세 건의 공격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펀다메디오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USB 드라이브가 든 봉투가 아르티에다 기자 뿐만 아니라 텔레아마조나스 방송의 밀턴 페레즈 기자와 TC 방송의 마우리시오 아요라 기자에게도 전달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아르티에다 기자가 받은 봉투에는 기자를 위협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텔레아마조나스 방송에 배달된 봉투에는 편지가 있었다.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의 이름을 딴 정치 운동인 ‘코레이스모’에 대한 정보가 USB 드라이브에 들어있다는 내용이다.

언론인을 상대로 한 폭탄 테러가 잇따르자 에콰도르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혐오스럽다”며 “언론을 상대로 한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에콰도르는 세계 2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위치해 전 세계 마약 거래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특히 과야킬은 마약 밀매 경로를 두고 범죄 조직 간에 잦은 충돌이 일어나는 등 치안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2021년 교도소 내 폭동으로 인해 400여명의 수감자가 사망하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에콰도르의 살인율은 2021년 인구 10만명당 14명에서 2022년 25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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