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없는 관종(관심종자)의 장난일까, 식당 자동화의 폐해일까.
일본 사회가 때아닌 ‘식당 침 테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형 회전초밥, 우동 체인점에서 일부 고객들이 조미료, 식기, 남이 주문한 음식에 혀를 대거나 침을 묻히는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는 선반에 놓인 컵을 집어든 뒤 침을 묻히고 천연덕스럽게 원래 있던 곳에 놓았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다른 고객이 주문한 초밥에 손을 대거나 고추냉이(와사비)를 몰래 뿌리는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우동 체인점에서 찍은 민폐 영상도 화제입니다. 일본 우동집에서는 우동 위에 뿌려 먹는 튀김 고명 ‘텐카스’를 한국 일부 식당의 김치, 단무지처럼 ‘셀프 서비스’로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 튀김 고명을 공용 숟가락으로 퍼먹은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동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식당 침 테러’가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인력 부족에 따른 자동화 서비스 확대를 꼽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일본의 대형 체인 음식점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태블릿PC로 주문한 뒤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 주문을 스스로 집어 먹는 게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고객들의 일탈 행동을 제재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SNS에서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스시로 측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해치는 중대안 사안”이라며 “대상 점포에서는 소독을 실시하고 민형사상 대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