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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러, 핵공격땐 재앙될 것”…나토군 개입 가능성 경고

입력 2022-09-26 14:15업데이트 2022-09-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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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현지 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가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투표 결과를 승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비(非)공식 고위급 채널로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 시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로 핵우산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직접 군사적 충돌은 물론 핵전쟁 우려가 고조되자 미국이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며 러시아에 확전 자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비공개로 러시아 고위급과 소통해 만약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며 미국과 동맹들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선을 넘으면 러시아에 치명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무엇을 초래할지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과 헤르손,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내 점령 영토 주민투표를 통해 합병한 뒤 이들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군 탈환작전을 명분으로 핵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군 등 나토군의 개입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하지 말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전쟁과도 다른 모습으로 전쟁의 국면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경고를 전달한 고위급 채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의 어두운 길을 간다면 그들에게 재앙이 되리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할 러시아와의 소통 채널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점령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민 투표에 대해선 “우리는 이 곳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 영토로 취급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영토를 탈환하는 것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합병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의 탈환작전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4일 러시아 하원 의원을 인용해 러시아 의회가 29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이뤄진 주민투표에 대한 검토를 거쳐 30일 이들 지역의 러시아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들 지역이 합병되면 즉각 핵우산 등 러시아 영토에 제공되는 모든 군사적 보호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합병된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향후 러시아 헌법에 (합병지역이) 명기되면 이들 지역은 완전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핵 독트린’에는 적군이 러시아나 동맹국을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WMD)로 공격하거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러시아 핵심 군사시설이 공격당해 핵전력 대응이 약화되거나 러시아의 존립이 위협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에 대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로 러시아와의 외교적 협상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한 것을 언급하며 “핵무기 협박의 첫 단계”라며 “이제 (핵무기 사용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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