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트럼프 압수수색 ‘간첩법 위반 혐의’… 트럼프 “기밀해제 문건… 정치탄압”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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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별장서 비밀문건 11건 확보, 국방정보 등 기밀 유출-은닉 혐의
민주당 “안보에 심각한 위협”… 11월 중간선거 뒤흔들 이슈 부상
혐의 확정땐 2024년 대선 출마 못해

‘간첩법 위반 혐의’ 트럼프 앞날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사진)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해 비밀문건 11건을 확보했다. 특히 FBI가 12일(현지 시간) 공개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첩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 간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간첩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간첩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FBI가 압수수색으로 비밀문건 11건을 확보하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미 국가정보국에 피해 평가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날조된 프레임”이라며 반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정치권을 뒤흔들 핵심 현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 FBI, 마러라고서 11개 비밀문건 확보
12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이 공개한 FBI의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FBI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을 가리키는 ‘섹션 793’ 등 총 3가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봤다. 간첩법은 국방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미국에 해를 입히거나 다른 나라에 이익이 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전송하는 자에게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한 법이다. 기밀문건의 고의·불법적 은닉 등을 다루는 ‘섹션 2071’, 사법 조사 등을 방해할 의도로 문건을 파괴·은폐하는 범죄를 다루는 ‘섹션 1519’도 영장에 포함됐다.

FBI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별장에서 핵무기 관련 문서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관련 문서가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간첩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연방수사국(FBI)은 8일 그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를 수색하며 영장에 간첩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AP 뉴시스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간첩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연방수사국(FBI)은 8일 그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를 수색하며 영장에 간첩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AP 뉴시스
FBI는 8일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에서 1급 비밀문건 4개 등 총 11개의 기밀문건을 확보한 상태다. 또 사진첩과 직접 수기한 메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저 스톤에 대한 사면 관련 문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관련 문서 등 33개 품목 약 20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퇴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받은 친서 등 상자 15개 분량의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올 2월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법무부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전방위로 문건 반환을 독촉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이 두 달 전쯤 기밀자료를 모두 반납했음을 확인하는 문서에 서명했다”며 반납하지 않고도 사실상 거짓 서명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민주당 “국가 안보 위험” vs 트럼프 “탄압”
기밀문건의 고의적 은닉 등을 다루는 ‘섹션 2071’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앞으로 연방 공무원직을 맡을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전 기밀 해제한 문건이어서 불법 반출이 아니다”라며 FBI의 압수수색을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7년 미 핵추진 잠수함 2척이 북한 앞바다에 있다고 누설하는 등 여러 차례 국가 기밀을 부주의하게 누설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fbi#트럼프 압수수색#간첩법 위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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