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버펄로 총기참사 ‘국내 테러’ 규정…“백인 우월주의는 독”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18일 0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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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펄로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이번 방문에서 버펄로 총기난사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하면서 미국 사회에 만연한 ‘백인 우월주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8세의 페이튼 젠드런은 지난 14일 군복에 방탄복을 착용하고 반자동소총을 들고 버펄로의 한 수퍼마켓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젠드런은 비백인 인구 증가가 백인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범행 동기로 삼고 흑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사건 현장인 뉴욕주(州) 이리카운티 버펄로의 한 수퍼마켓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방문은 사건 발생 사흘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 당시에도 곧바로 현장을 찾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사건현장인 슈퍼마켓 인근에 조문을 위해 임시로 설치된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한 뒤 커뮤니티 센터를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과 비공개로 만남을 갖고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백인 우월주의는 독이다. 그것은 우리 눈앞에서 곪고 자라도록 허용돼 왔다”면서 “더 이상 안 된다. 백인 우월주의 이데올로기가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분명하고 강력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악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제가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면서 “증오가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백인 우월주의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공포와 인종차별에 뿌리를 둔 혐오스럽고 비뚤어진 이데올로기”라고 거듭 비판하면서 “여기서 일어난 일은 단순하고 간단하다. 테러다. 국내 테러”라고 규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음모론인 ‘대체 이론’을 거짓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그 거짓말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리고 저는 권력과 정치적 이득,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침묵도 공모다. 우리는 잠자코 있을 순 없다”면서 “지금은 모든 인종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미국에서 다수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백인 우월주의를 배격해야 할 때”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저는 비극이 다시 올 것을 안다”며 의회에 추가적인 총기 사용 규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거리에서 공격용 무기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전에도 해봤다”면서 “우리가 지난 번에 범죄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제가 그것을 했다. 폭력도, 총격도 줄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총기 구매자에 대한 새로운 신원조사를 요구하고, 군 스타일의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약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 미 의회에선 공화당의 반대로 인해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 직후 취재진들과 만나 총기 규제 법안의 의회 통과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법안 처리가) 매우 어려울 것이지만 저는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의 일부는 거울을 보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내 테러에 문제를 갖고 있다. 그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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