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병원 못 가 죽은 우크라인 최소 3000명”…반인륜적 전쟁

  • 뉴스1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통에 만성질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한 우크라이나인이 최소 3000명에 달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국장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WHO 유럽지역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클루게 국장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의료시설이 공격받은 사례는 WHO가 파악한 건만 200건에 달한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제 기능을 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가정 약 40%는 만성적인 치료를 요하는 가족원을 적어도 1명 이상 두고 있는데, 이 때문에 최소 300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충분한 치료를 받고 살 수 있었던 생명들이다. 주요 만성질환으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에이즈, 암 등을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마틸다 보그너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 단장도 별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치료를 받지 못한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국적으로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학교 지하실내 비좁은 대피소에 은신해 있다가 그 안에서 노인 10명이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전쟁범죄 조사 관련, 증거 수집 작업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범죄 자행 및 민간인 타깃 공격 혐의 등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유럽 지역 WHO 53개 회원국 및 고위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국들은 WHO 러시아 지역 사무소 폐쇄 및 러시아 내 회의 개최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 측 WHO 담당 안드레이 플루트니츠키 대사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반발했다.

WHO가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법학 교수는 “러시아 사무실 폐쇄는 온건한 조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달 말 WHO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투표권 동결을 모색할 수 있지만, WHO 집행이사회 자격을 아예 정지시키는 건 법적 절차 때문에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