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서 사라지는 러 유조선…“제재 회피 의혹”

러시아 유조선들이 서방 제재를 회피해 암시장을 통한 원유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3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AI)를 이용해 해양산업을 추적하는 예측정보회사 윈드워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계열 원유 유조선이 추적 시스템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유조선의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이 몇시간씩 꺼져 있는 이른바 ‘암흑 활동’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과 비교해 6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25일 러시아 유조선들의 암흑 활동은 33건으로 지난 12개월 동안의 주간 평균보다 236%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아미 대니얼 윈드워드 최고경영자(CEO)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끄는 러시아 유조선이 급증하고 있다”며 “그들의 행방과 수출을 감추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업체들이 러시아산 원유 거래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면서 유조선들이 위치 추적을 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산 원유는 브렌트유보다 30달러 저렴해 당장 수요는 있지만, 업체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취급할 경우 발생하는 조사를 피하길 원하고 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는 “러시아 사업에 착수하면 일정 기간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래 사업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정유 공장이 러시아산 에너지 고객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서치 회사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전쟁 발발 5주 동안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120만~150만 배럴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이번주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나머지 원유 수출처가 점점 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