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도주의 통로 개방”… 우크라 “러, 통로에 포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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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우크라 민간인들 대피 시작
젤렌스키, 러 침공후 첫 집무실 연설
“러,대피통로에 지뢰 설치-탱크 배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인도주의 통로’ 개설에 합의한 북동부 수미에서 8일 오전(현지 시간)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날 시민들이 버스에 타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외국인 학생 등 민간인들이 수미에서 서부 폴타바로 대피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와의 합의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수미와 수도 키이우, 남부 마리우폴 등 5개 도시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개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이 합의를 어기고 대피 통로를 포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마리우폴에 민간인 30만 명이 인질로 잡혀 있고 7일 어린이 1명이 탈수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7일까지 양측이 합의한 대피 통로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침공 이후 키이우 대통령집무실에서 처음 촬영한 연설 영상에서 “시민과 어린이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한 남부 마리우폴 대피 통로에 러시아군이 탱크를 배치하고 다연장 로켓포와 지뢰를 설치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태워야 할 버스들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키이우에 남겠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미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이 9명이 숨졌다. 6일에는 북서부 이르핀에서는 피란길 일가족 4명이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서쪽 마카리우의 빵 공장은 러시아군 폭격으로 13명이 숨졌다.

키이우 당국은 “전기와 물, 음식, 의료 지원 없이 5일 넘게 고립된 시민들이 러시아군 공격 위험에 직면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우크라이나#인도주의 통로#민간인#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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