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붕괴를 ‘비극’으로 평가하면서 경제난에 자신도 밤새 택시를 몰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서 해당 지역이 옛 소련 구성국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헌절인 1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로시야1’에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소련이라고 불린 러시아 역사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소련 붕괴를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러시아 시민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소련 붕괴는 비극이었다”며 “나도 가끔 돈을 벌어야 했고, 개인 자동차로 택시 운전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때론 달빛을 보며 택시를 몰았다”며 “솔직히 이 일(택시)을 언급하는 것은 불쾌하지만 불행히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일하다 1991년 사임했다. 그가 택시를 몬 1990년대에는 러시아 북서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렘린 총무국 등에서 일했다. 그는 1999년 8월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발탁돼 권력의 길에 들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후 수시로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밝혀왔다. 1922년 건국된 소련은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1991년 12월 26일 해체됐고 15개 소련 구성국이 각각 독립했다. 구성국이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은 소련에 맞서기 위해 서방이 결성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했다. 또 다른 구성국이던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 가입이 추진 중이다.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병력 9만 명 이상을 집결해 내년 초 침공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시점”이라며 “이번 발언은 소련 구성국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의도를 드러나게 한다”고 전했다. 도이체벨레는 “푸틴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과거의 소련을 재창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서방의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공개됐다”며 과거 영토 회복이란 당위성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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