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로 내몰렸던 ‘로봇 예술가’, 이집트서 구금됐다 풀려나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0월 21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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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그림을 그리는 로봇 예술가 ‘아이다’(Ai-Da). ⓒ게티이미지
세계 최초 그림을 그리는 로봇 예술가 ‘아이다’(Ai-Da). ⓒ게티이미지
그림 그리는 ‘아이다’(Ai-Da). ⓒ게티이미지
그림 그리는 ‘아이다’(Ai-Da). ⓒ게티이미지
세계 최초 그림을 그리는 로봇 예술가로 알려진 ‘아이다’(Ai-Da)가 이집트에서 ‘스파이’라는 음모론에 휩싸여 구금되었다가 10일 만에 풀려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이다’는 이집트 피라미드 옆에 진행되는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 전시회에서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이집트에 입국했다. 다만 카이로에 도착하자 이집트 당국은 스파이 음모론을 내세우며 보안군을 보내 ‘아이다’와 로봇 관리자 에이단 밀러를 구금했다고 한다.

‘아이다’가 그림 창작 과정에 사용하는 카메라 렌즈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당국 보안에 문제가 된다는 것.

에이단 밀러는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당국이) 카메라가 들어있는 아이다의 눈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그녀의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란에 카이로 주재 영국대사관은 ‘아이다’의 석방을 위해 당국과 직접 소통하며 노력해 왔다고 한다. 덕분에 ‘아이다’는 지난 20일 오후 보안군으로부터 10일 만에 풀려났고 예정된 전시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집트 피라미드 옆에 진행되는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 전시회 포스터. Art D‘Egypte 페이지 캡처
이집트 피라미드 옆에 진행되는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 전시회 포스터. Art D‘Egypte 페이지 캡처

에이단 밀러는 “사람들이 로봇을 두려워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로봇 예술가일 뿐 스파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다의 목표는 기술 개발의 남용을 강조하고 경고하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아이러니하다”라고 밝혔다. 석방을 위해 힘써준 영국대사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편 ‘아이다’는 지난 2019년 영국 로봇기업 엔지니어드아츠(Engineered Arts)와 옥스포드대, 리즈대 연구진이 함께 개발한 로봇으로 19세기 수학자이자 세계 최초 프로그래머인 에이다 러블레이스의 이름 딴 ‘세계 최초 로봇 예술가’로도 알려졌다. 카메라로 사물을 관찰해 내장된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작품을 구상하는 ‘아이다’는 직접 로봇 손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관람객들과 직접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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