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바이든 면전서 “美에 안보의존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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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철군 美동맹정책 변화 겨냥
공동의 적 이란 핵문제엔 의견일치

6월 취임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진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겠다”며 자주국방 의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의 이유로 “미국의 이익이 없는 곳에 미군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데다 철군 과정에서 영국 등 동맹과 충분한 상의를 하지 않았음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핵심 동맹이지만 마냥 미국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베네트 총리는 27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모두 발언에서 “이스라엘은 이제껏 한 번도 미국에 ‘우리를 지켜줄 군대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일이며 안보를 외부에 맡기는 일 또한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운명을 보살피는 것은 우리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의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하루 늦게 열렸다. 2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자살폭탄 테러를 가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명이 넘게 숨지자 미국 측이 연기를 요청했다.

다만 두 사람은 ‘공동의 적’인 이란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뜻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는 외교를 우선시하면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외교가 실패하면 다른 ‘선택지’를 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네트 총리 또한 회담 직후 취재진에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듣고 기뻤다”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스라엘 총리#자주국방 의지#미국#아프가니스탄 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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