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친구들 감사”…‘아프간 근황’ 전해주는 소식통 SNS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25일 2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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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손길이 되기도, 이미지 변신이 되기도
韓서 응원 메시지 쇄도한 ‘판지시르’ 측은 한국어 감사 인사

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모인 아프가니스탄 시위대. ⓒGettyImagesBank
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모인 아프가니스탄 시위대. ⓒGettyImagesBank
‘제발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인플루언서부터 ‘우린 정상적’이라고 선전하는 탈레반까지. 탈레반에 점령 당한 아프가니스탄의 실제 상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탈레반이 아프간 코미디언 나자르 모하마드를 납치한 후 뺨을 때리고 살해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공유된 바 있다. 앞서 이 코미디언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통해 탈레반을 풍자한 영상을 여러 차례 올렸다가 탈레반의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 SNS에는 아프간의 한 지방경찰청장이 잔혹하게 살해되는 영상이 올라왔고 탈레반의 ‘잔혹성’이 논란된 바 있다.

인기 인플루언서들…아프간 위한 도움 호소
자국의 상황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인플루언서들. 틱톡·트위터 캡처
자국의 상황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인플루언서들. 틱톡·트위터 캡처

일반인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출신 인플루언서들도 자국의 상황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7만 3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아프간 인기 틱톡 인플루언서 크리스탈은 아프간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아프간 상황을 전하는 만화 등을 영상으로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21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SNS를 “필터링 되지 않는 유일한 미디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아프간 인플루언서들도 지역구 의원들에게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달라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공감하고 지지합니다”, “하루빨리 안정되길”이라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탈레반도 SNS…이미지메이킹→’국제사회 인정’ 위해
(시계 방향)각종 명품으로 치장한 탈레반. 헬스에서 운동 중인 탈레반. 아이스크림 사 먹는 탈레반. 트위터 캡처
(시계 방향)각종 명품으로 치장한 탈레반. 헬스에서 운동 중인 탈레반. 아이스크림 사 먹는 탈레반. 트위터 캡처

반면 탈레반은 SNS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힘을 쏟고 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SNS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모습이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올렸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명품으로 치장한 모습을 보였다. 구찌 원피스에 레이밴 선글라스, 슈프림 헤어밴드와 아식스 운동화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잔인무도한 그들의 소행과 달리 여유로운 모습과 부유한 모습을 연달아 보이자 외신들은 “소수민족이나 여성을 탄압하는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 같은 모습을 ‘탈레반 2.0’이라고 부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까지 전투와 종교 관련 문제를 중시해왔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국제 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아 경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 사회의 견해에 따라 탈레반에게 점령 당한 아프가니스탄의 금융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전 세계적 반응은? 韓서 응원 메시지 쇄도
침묵보다 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 전 세계적으로 송출되는 SNS의 특성상 탈레반에 점령된 아프가니스탄의 실시간 상황을 보다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어 세계인들이 우려와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암룰라 살레 부통령과 아흐마드 마수드 주니어 등이 이끄는 반(反) 탈레반 저항군 세력 측 소식을 전하는 인스타그램 ‘판지시르’는 지난 21일부터 스토리를 통해 한국인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국인들을 향한 감사 인사 전한 ‘판지시르’.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인들을 향한 감사 인사 전한 ‘판지시르’. 인스타그램 캡처

공식 계정은 “한국 친구들의 지지와 따뜻한 메시지에 감사하다”며 “한국으로부터 80개 넘는 메시지를 받았다. 모두 답장하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연대의 메시지가 이어지자 이튿날 인스타 스토리에는 또 한 번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이번엔 한국인들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고 “170개가 넘는 메시지가 왔다. 정말 감사하다.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어로 번역한 듯한 감사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반군 세력은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북부 판지시르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특히 판지시르에서 살레 부통령과 국민영웅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 마수드 주니어가 반군 세력을 규합하기로 하면서 탈레반에 맞설 최후의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저항군 규모는 7000명~2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탈레반에 맞설 무기, 헬리콥터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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