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일어난 공원에 ‘쩍벌 하이힐’ 구조물…2차 가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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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8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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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쏟아지자 서둘러 철거

(오른쪽)논란이 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공원 구조물. (왼쪽)해당 구조물을 만든 아일랜드 예술가 라켈 맥마흔(Rakel Mcmahon). 라켈 맥마흔 인스타그램
(오른쪽)논란이 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공원 구조물. (왼쪽)해당 구조물을 만든 아일랜드 예술가 라켈 맥마흔(Rakel Mcmahon). 라켈 맥마흔 인스타그램
10대 청소년이 성폭행을 당했던 한 공원에 다리를 벌린 자세의 하이힐 구조물이 설치되자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구조물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비난으로 철거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헤럴드에 따르면 이달 초 글래스고 고반에 위치한 ‘축제공원’의 정문에 붉은 하이힐을 신은 다리 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됐다.

해당 구조물은 아일랜드의 여성 예술가 라켈 맥마흔(Rakel Mcmahon)이 창작한 것으로 정문을 열면 하이힐을 신은 두 다리가 벌리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 2월 10대 청소년이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주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획기적이지 않고 웃기지도 않는다”며 “예술이 아니라 끔찍한 2차 가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부정적 여론에 대해 맥마흔은 현지 매체를 통해 “성폭행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하이힐을 신고 있는 두 다리일 뿐인데 왜 여성으로 단정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작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옷차림에 대해 어떠한 가정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역 주민의 반발로 인해 공원의 구조물은 현재 철거된 상태다. 다만 맥마흔의 인스타그램에는 여전히 해당 구조물 사진이 게재돼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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