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서 백신 찬반 시위대 유혈충돌…1명 흉기에 찔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6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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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 미국에서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찬반 시위대가 충돌해 한 명이 칼에 찔리고 여러 사람이 다쳤다.

15일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경 LA 시청 앞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성조기와 ‘의료의 자유’라는 팻말을 들고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인근에선 수십 명이 모여 이들을 비난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두 시위대는 이내 충돌했다. 백신 접종에 찬성하는 시위대가 상대편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렸고 백신 반대 시위대가 이들에게 “죽이겠다”며 위협을 가했다.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가운데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그가 칼에 찔렸고 위중한 상태라면서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백신 반대 시위대는 칼에 찔린 사람이 자기네 쪽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 언론사 기자는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기자는 경찰에 “백신 반대 시위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공격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LA 시의회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식당과 술집, 헬스장, 영화관, 가게 등에 들어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신 의무 접종을 둘러싼 갈등은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많이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잦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신 의무화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분열을 초래하고 정치적 화약고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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