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美, 中 얼마나 무서운 ‘적국’될지 잘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4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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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륭 싱가포르 총리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69)가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간주할 때 얼마나 무서운 적국이 될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3일 말했다. 그는 미중 간 충돌이 격해질 경우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미국의 싱크탱크 아스펜이 주최한 화상 안보포럼에서 미국의 대중(對中) 강경책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건전한 경쟁관계에서 “어떤 식으로든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관점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며 26년 간 집권했던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이다.

리 총리는 미중이 서로를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징은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렇지 않다. 중국도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소련이 아니다”고 했다.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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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위협한다”, “미국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이라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현실적으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넘어뜨릴 수 없다”고 했다. 또 대만 문제가 미중 갈등에서 ‘잠재적 폭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유무역에 의존하는 싱가포르 같은 작은 국가들은 미중이 충돌하면 어느 한 쪽의 선택을 강요받기 때문에 리 총리가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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