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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의도적인 무시 때문?…美 셔먼 부장관, 방중 계획 중단

입력 2021-07-16 16:55업데이트 2021-07-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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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6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외교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중국에는 가지 않는 이유가 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해 외교 회담을 사실상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려 했다. 중국은 러위청 부부장 대신 외교부 서열 5위로 미국 담당인 셰펑(謝鋒) 부부장을 회담 상대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푸대접에 미국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 계획은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SCMP는 셔먼 부장관이 셰펑 부부장과 중국 톈진(天津)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셔먼의 방중이 성사되면 향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미 국무부가 발표한 셔먼 부장관의 방문 일정에는 한국, 일본, 몽골만 있었을 뿐 중국은 빠졌다.

중국이 ‘급’이 낮은 인사를 내세우며 미국을 무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려 했지만 중국은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을 카운터파트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가 미국에 대한 보복성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올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 직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방중을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FT에 “중국의 이런 태도는 위험한 것”이라며 “(양국 간) 불신과 긴장, 오판의 위험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이 홍콩 탄압에 관여한 혐의로 7명의 중국 당국자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홍콩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셔먼 부장관은 21~23일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기간 동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박지원 국정원장, 폴 라캐머러 신임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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