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하는 중-러…라브로프 외무장관, 22~23일 中 방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2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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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과 격렬하게 대립한 중국이 부쩍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2,23일 양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양국이 2001년 체결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이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두 나라가 미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방중에 앞서 중국 관영매체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양국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수준”이라며 “두 나라의 협력은 이념 제한, 국제정세 변화 등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제3국을 겨냥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등 서방국가는 전통적인 외교 격식과 업무처리 방식을 포기했다”며 “걸핏하면 제재하는 본능이 뿌리 깊다. 미국이 국제 사업무를 처리하는 상습적인 수단이 됐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제재가 현명하지 못하다는 점을 미국 등 서방이 이해해야 하며 서방이 세계의 다극화, 민주화 추세를 막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은 제재에 대응해 협력을 강화할 뿐아니라 과학기술 혁신을 강화하고, 국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 화폐 혹은 미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국제화폐를 통해서 서방이 통제하는 국제 지불체계에서 탈피하고 제재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선린우호협력조약 20주년에 대해서도 “양국이 이미 조약 연장을 결정했다. 새로운 시대적 함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는 조약 15주년을 맞았던 2016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성대한 기념식을 개최하고 양국 협력을 과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비슷한 행사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과도한 압박이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미국은 ‘전략적 과부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는 여전히 강하고 중국은 더 강해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라는 공동 위협 앞에서 분열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 또한 “미국은 자신을 해치는 게임을 하고 있으며 동맹국에도 이로운 것이 없다”고 가세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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