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커 출신 증언…“리니지 아이템 거래 수익도 정권에 상납”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25일 12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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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 北해킹 관련 미니 다큐 공개
中임대건물서 활동…프로그래밍→해킹활동
"다양한 사이버 활동으로 자금 모아"
"김정일 시대에 軍에 적용…김정은, 해킹부대 강화"

북한 해커들이 ‘리니지’와 같은 유명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수익도 북한 정권에 상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해킹 관련 미니 다큐멘터리에서 해커 출신 북한이탈주민은 북한이 다양한 사이버 활동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24일 보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증언을 통해 북한 해킹 그룹 조직원의 삶을 그린 것으로, 해커 출신 북한이탈주민 ‘정’씨(가명)의 인터뷰가 자세히 담겼다. 정씨는 북·중 접경지역 중국 도시의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고 했으며 신변 보호를 위해 영상에는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

그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지원한 것이 해커 활동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도시로 파견돼 중국 무역상이 무상으로 임대해 준 3층짜리 건물에서 일을 했다고 했다.

처음엔 전 세계 고객들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 받아 작업하는 정상적인 일이었지만 이후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의 해킹 활동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 방지 프로그램을 해킹한 뒤 불법 복제해 다른 프로그램인 것처럼 바꾼 뒤 팔 수 있도록 도왔다고 예를 들었다.

정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도 돈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유명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에서 아이템 거래를 통해 개당 100달러, 1년에 최소 10만 달러를 벌었으며 수익은 대부분 북한 관리를 통해 북한 정권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 자동으로 플레이되도록 하는 악성 프로그램, 이른바 ‘게임 봇’을 이용해 캐릭터를 키웠다고 부연했다.

다큐멘터리는 정씨 사례 이외에도 북한의 해킹 부대 활동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내부 기반시설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 러시아, 동독으로 인력을 파견해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을 들여왔다. 이 기술은 고(故)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 때부터 군대 조직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해킹 부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이 부대의 가장 큰 장점은 재래식 무기 개발 등과 달리 투입 비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킹 활동의 대부분은 북한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 내부에 활동 가능한 IP 주소가 제한적인 이유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외부 세계로부터 정보 유입을 꺼리는 이유가 크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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