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코로나 감염 증가…워싱턴DC 도착 시 정기검사

코로나 사태서 처음으로 의회 정기 검사
공화당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 반발 의견

미국 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의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원은 의원과 직원들에게 정기적인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하원의원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셰리 부스토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알렸다. 팀 월버그 공화당 하원의원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들 모두 가벼운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역구에서 격리 중이다.

일리노이주가 지역구인 부스토스 의원은 트위터에서 “내 지역구와 나라 전체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 모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독감 예방 접종, 손 씻기 등 공중 보건 지침을 계속 따르면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올해 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24명 넘는 의원이 코로나19에 걸리거나 항체 보유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항체를 가졌다는 건 과거 어느 시점에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원 최다선 의원이자 87세로 의회 최고 연장자인 돈 영 공화당 의원은 이날 코로나19로 입원했다가 퇴원해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마크 포칸 민주당 하원의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이후 격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하원은 타 지역에서 워싱턴D.C에 도착한 의원들에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구와 워싱턴D.C를 오가는 의원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것이다. 다만 이는 강제 사항은 아니다.

브라이언 모너핸 의회 주치의는 서한을 통해 의원들이 워싱턴D.C에 도착하고 3~5일 뒤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과는 6~12시간 이후 나온다. 의원들은 필수 노동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모너핸은 이번 조치는 워싱턴D.C의 행정명령을 준수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는 모든 여행자는 방문 전 검사를 받고 도착 3~5일 후 2번째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의회에서 정기적인 검사 프로그램이 실시된 건 처음이다. 상원도 검사 대상인지는 불확실하다고 AP는 전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모든 방문객에 대해 신속 검사를 요구해왔다.

반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사당 내 어떤 종류의 정기 검사도 거부한 바 있다. 국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을 때 의원들만 특혜를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검사 건수도 늘었다.

한편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움직임도 여전하다.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워싱턴D.C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비난했다. 그린은 극우단체 큐어넌을 공개 지지한 인사로는 최초로 의회에 입성했다.

당선인 오리엔테이션 참석차 워싱턴D.C에 도착한 이후 그린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본인과 동료 의원들의 사진을 여러 장 트위터에 게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