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압박에… 日통신사 통신비 인하 ‘백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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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40%는 낮출 수 있다” 요구
통신업계 저가 요금제 내놓기로
日정부, NHK 수신료 인하도 추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속적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라고 압박하자 3대 이통사들이 조만간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정부 압박에 백기를 드는 것이다.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모바일 데이터 통신을 많이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월 5000엔(약 5만5000원) 미만의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한 달에 50GB(기가바이트)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요금제는 현재 7480엔인데, 데이터 용량과 금액을 낮춘 새 요금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주요 이통사인 NTT도코모와 KDDI도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표 요금 인하가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는 스가 총리의 간판 정책으로, 스가 총리는 “40%는 낮출 수 있다”며 요금 대폭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통신사들은 속으로는 부글부글하고 있다. 대형 통신사의 한 간부는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이달 내 요금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압박에 의한 요금 인하임을 에둘러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형 통신사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용량 요금제 가격 인하로 수익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통사 간부들은 5세대(5G) 통신망 정비를 위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스가 정권은 NHK 수신료 인하도 압박하고 있다. 방송 정책을 담당하는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은 14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에다 데루노부(前田晃伸) NHK 회장 등에게 수신료 인하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속에 가계 부담을 생각했을 때 요금을 조금이라도 억제하도록 NHK 스스로의 경영 노력으로 국민의 기대에 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NHK는 다케다 총무상의 요청에 대해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우리가 어떤 개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통신비 인하#스가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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