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요양시설 코로나사망 80% 폭증, 대책 전무”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18일 07시 59분


플로리다주에서 캘리포니아 남부의 "선벨트" 최대 피해
"연방정부 계획은 있으나 장기요양시설 실질 도움 적어"
요양인구 1% 미만이 전국 사망자의 40% 차지

미국의 장기요양시설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올 여름들어 거의 80%나 폭증했으며 이는 남부지방 전체와 일부 서부지역을 휩쓴 코로나19 대확산 때문이라고 관련업계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미국의 장기요양시설 거주 인구는 전체 인구의 1%보다 적은데도 코로나19 사망자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번 조사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시카고대학의 장기요양 전문가 타마라 코네츠카 교수는 “장기요양시설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건 수 한 가지만 보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이 요원한 상태이다”라고 논평했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수가 미국 인구의 1% 미만인데도 코로나19 사망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코로나추적프로젝트( COVID Tracking Project)에서도 발표한 바 있다.

이 문제는 노인유권자들이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에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 재선운동에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백악관은 7월 말에야 요양원들에 대한 50억달러 (5조 9375억원)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하고 전국 1만5000여개 시설에 입주자와 직원들의 신속 진단검사를 위한 장비를 보급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17일 발표된 미국건강보건협회( AHCA. American Health Care Association )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7월 26일부터 시작하는 1주일간 전국의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9715명으로, 6월21일부터 1주일간의 최저 시기에 비하면 77%가 증가했다. 이 단체는 요양산업 업계 최대의 직능협회이다.

이에 따르면 사망자 수도 7월26일부터 1주일간 1706명이 늘어나 7월5일부터 1주일 간의 최저점에 비해 거의 25% 증가했다.

코네츠카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일단 어느 지역에서든 코로나19 감염증이 발생하기만 하면 노인요양시설로 감염이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가장 우세한 이론으로는 자신이 감염된 사실도 모르는 직원들 가운데 한 명이 무의식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시설 내에 감염시킨다는 설이다. 요양시설내 환경은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 밀집해 생활하는 곳이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에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캘리포니아 남부에 이르는 선벨트(Sunbelt)지역은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극심한 지역이어서, 노인 요양시설에 대한 신속한 전수 진단검사등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노인 시설이나 장기요양병원에 대한 방역 및 치료 대책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거기에 필요한 장비와 도구 등 연방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할 부문이 많은데 결정적으로 그것이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양시설 협회는 5월 31일만 해도 1주일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선벨트 지역 전체의 3분의1 이하였는데 7월26일에는 전체 확진자의 7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확진자 뿐 아니라 사망자의 증가도 비슷한 양상이다. 5월 31일 기준 전국 사망자 가운데 선벨트 지역 요양원 사망자는 28%였지만 7월 26일부터 1주일 사이에는 69%로 늘어났다.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요양시설업계 대표 마크 파킨슨은 “이번 조사 결과 요양시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은 무증상자 직원들에 의해 전파된 경우가 많아서 아무리 완벽한 방역 대책을 세워도 감염을 막기 힘든 구조라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데다가 아직도 전체 시설의 10%에는 방역용 마스크 등 의료진이 사용하는 기준의 개인보호장비조차 전혀 보급되지 않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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