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도산 안창호 선생 장녀 ‘미국의 영웅’으로 소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9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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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의 장녀 안수산 여사(1915~2015·사진)가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미국의 영웅’으로 소개됐다고 9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국무부가 운영하는 공공외교 웹사이트 ‘쉐어 아메리카’는 2일 안 여사를 미국의 영웅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의 선구자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쉐어 아메리카는 국무부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외교 정책과 가치 알리기 위해 만든 사이트다. 법치주의, 종교의 자유, 경제적 번영, 인간 존엄, 주권 등 미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관련된 사례를 소개한다.

쉐어 아메리카는 안 여사는 미 해군에 입대한 첫 아시아계 여성이자 첫 아시아계 여성 장교, 미군 최초의 여성 포격술 장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독립운동가인 도산 선생과 이혜련 여사의 장녀인 안 여사는 수십 년 간 국가에 봉사했으며 은퇴 뒤 남은 생을 재미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구자, 용감한 장교, 공동체 지도자, 한국계 미국인인 안 여사는 미국의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도산 선생의 미국 망명 시절인 1915년 태어난 안 여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미 해군에 입대했다. 처음 미 해군에 지원했을 때에는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탈락했으나 재도전해 합격했다. 1946년 해군에서 제대한 뒤 국가안보국(NSA)에서 정보요원으로 활약했다. 안 여사는 NSA에서 아시아계 여성 최초의 비밀정보 분석가로 활동하며 옛 소련 담당 정보 수집요원 약 300명을 이끌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 지정 선포문을 통해 안 여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민 온 최초의 한국인 부부의 딸인 안 여사는 가장 큰 시련에 직면했을 때에도 강한 직업윤리, 흔들리지 않는 애국심과 소명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미국에 기여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2006년에는 아시안 아메리칸 저스티스 센터에서 수여하는 ‘미국인 용기상’을 한인 최초로 수상했다. 2015년에는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정부가 3월 10일을 ‘수전 안 커디(안 여사의 영문명)의 날’로 선포했다.

안 여사는 평생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훌륭한 미국인이 돼라. 그러나 한국의 뿌리를 잊지 마라”는 아버지 도산 선생의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2016년 안 여사를 ‘이름 없는 영웅’으로 선정한 미 타임지는 “도산 선생의 집안은 한국을 독립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 안 여사와 가족들은 미국이 일본을 패망시키는 것을 돕기 위해 미군에 입대했다”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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